작년 어느때 폭설이 내렸다. 뉴스에서는 올겨울 최고 적설량이라며 연신 보도했고 거리 곳곳엔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마침 그날 약속이 있어 잠깐 외출했는데 온통 새하얀 세상이 펼쳐져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내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어릴 땐 마냥 좋기만 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미끄러운 길바닥 탓에 넘어질까 봐 노심초사해야 했고 옷이랑 신발이 더러워지는 것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 오는 날이 좋은 건 아마도 어린 시절 추억 때문이리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눈사람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땐 그저 신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순수했던 것 같다. 물론 나이 들었다고 해서 감성이 메마른 건 아니지만..